위구르족의 역사
위구르족의 역사는 중국 역사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단순한 중국 소수민족의 역사가 아니라 실크로드를 통한 동서 문명의 교차를 이뤘던 중대한 문화사다. 문화적 융합 능력과 종교적 다양성, 정치적 생존은 현대에도 중요한 교훈을 제공한다.
위구르족의 기원
초기 위구르족은 알타이 산맥과 몽골고원을 중심으로 유목 생활을 했다. 기원전 3세기경 흉노족과 밀접한 관계를 맺은 투르크계 민족으로 거슬러 올라가는데 위구르라는 이름 자체가 '연합', '동맹',을 뜻하는 고대 투르크어에서 유래했다.
8세기, 강력한 위구르 제국(744~840년)을 세우며 역사에 이름을 남긴다. 당시 당나라와도 활발한 교역과 문화적 교류를 통해 번영한 위구르 제국은 뛰어난 기마술, 유목 문화를 바탕으로 북방 초원 지대를 통치했다. 당시 마니교(Manicheism)를 수용해 독특한 종교적 문화를 형성하기도 했다.
840년, 키르기스족의 공격으로 위구르 제국은 멸망했다. 위구르족은 서쪽으로 이동해 타림 분지 일대와 투르판 지역에 정했고, 이때부터 보다 고유한 형태의 정체성으로 발전했다.
실크로드 중심의 문화 & 종교 융합의 중세
위구르족의 중세 시대는 실크로드 교역로를 따라 번성했다. 상업, 문화의 중심지 역할을 했으며 특히 투르판과 코탄 지역은 위구르족의 중요한 거점이 됐다. 불교와 이슬람교, 조로아스터교 등 다양한 종교 문화를 받아들이기도 했다. 9세기에 이르러서는 이슬람교가 서서히 확산다. 카슈가르 지역은 중앙아시아 이슬람 문화의 중요한 중심지로 발전했다. 위구르족은 한때 마니교와 불교가 공존했던 독특한 문화적 배경을 가지고 있다. 위구르 문자는 중앙아시아에서 세련된 문자 중 하나로 꼽히는데, 이 시기에 문자를 개발해 문화적 정체성을 유지했다.
13세기 몽골 제국 시기에는 위구르족이 중요한 행정 & 문화적 역할을 담당했다. 특히 몽골 제국의 행정 문서 작성에 필수적인 인력으로 중용됐다. 이 과정 중 위구르 문자는 몽골 문자로 발전하는 큰 영향이 됐다.
현대 위구르족과 신장 지역
현대에 이르러서 위구르족은 중국 신장위구르자치구에 주로 거주하기 시작했다. 이어 중국 내 소수민족 중에서도 복잡한 정치적 상황에 놓였다. 20세기 초반에는 '동투르키스탄 공화국'을 두 차례에 걸쳐 수립하기도 했지만 중국 내 정책으로 길게 유지하지는 못한 채 소멸됐다. 1949년 이후 신장 지역은 중국 정부의 통제 속에 있었으며, 이로인해 위구르족의 종교 및 문화 활동이 크게 제한됐다. 21세기 들어서는 중국 정부의 강력한 통제와 재교육 캠프 문제가 국제적 논란이 되기도 했다.
위구르족은 여전히 독자 문화와 언어를 유지하려고 노력하고 있으며, 전통 음악인 무캄(Muqam)은 유네스코 무형 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중국 소수민족인 위구르족의 음식과 춤은 여전히 지역 사회에서 중요한 문화적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
위구르족의 문화-언어 & 전통
위구르족의 언어
위구르어는 튀르크어족에 속한다. 현재는 아랍 문자를 기반으로 한 위구르어 문자를 사용하지만 역사적으로 복잡한 변화를 겪었다. 고대 위구르 문자는 소그드 문자의 영향을 받아 발전했다. 고대 위구르 문자는 몽골 문자와 만주 문자로 발전하는데 중요한 영향을 끼치기도 했다.
10세기 이후에는 아랍 문자가 도입됐다. 이슬람교가 위구르 지역에 퍼졌던 시기로 오늘날까지 사용하고 있다. 20세기 중반에는 현대 로마자 도입을 시도하기도 했다. 중국 정부의 현대 로마 문자를 도입 시도는 큰 호응을 얻지 못했다.
위구르족의 문화
독창성을 지닌 위구르족의 문화는 실크로드 시대부터 주변 문화와의 교류로 풍부한 예술적 전통을 발전시켰다. 특히 음악, 춤, 문학, 공예에서 그 특징이 잘 드러난다. '무캄(Muqam)'은 위구르족의 대표적인 전통 음악 형식이다. 12개의 주요 무캄이 있으며 서사적 노래, 춤, 악기 연주가 결합한 형태로 공연된다. 유네스코 세계 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되기도 했다. 전통 악기로는 두타르(Dutar), 라와프(Rawap), 나이(Nay) 등이 있다.
춤과 의상도 빼놓을 수 없다. 활기차고 역동적인 동작이 특징인 춤은 주로 축제나 결혼식에서 볼 수 있다. 여성들은 화려한 자수 장식이 된 드레스와 베일을 착용하고 남성들은 '돕파(Doppa)'라고 불리는 전통 모자를 착용한다.
위구르족의 고대에는 마니교 문서와 불교 경전이 위구르 문자로 번역됐다. 중세에는 서사시와 종교 문헌이 풍부하게 제작됐으며 현대에는 시, 소설 문학도 활발하게 창작되고 있다.
그 밖에도 위구르족 여성들은 독특한 자수 기법으로 의복과 장식품을 만든다. 자수는 특정 문양을 통해 지역과 가문을 식별할 수 있는데 이는 중요한 문화적 가치를 지닌다. 또한 오래된 민간 의학 전통을 지녔다. 특히 허브를 이용한 자연 치유법이 발달했다.
위구르족의 종교적 전통
위구르족은 역사적으로 다양한 종교적 전통을 받아들였다. 오늘날 위구르족의 다수는 이슬람교 신도지만 과거에는 불교, 마니교, 조로아스터교 등을 믿기도 했다. 종교적 정체성을 유지하는 동시에 정치적 & 사회적 도전 속에서도 전통 문화 보존을 위한 노력을 꾸준히 하고 있다.
위구르족의 종교적 전통의 독특한 요소
고세와 중세의 위구르족은 종교적으로 개방적이었다. 나끄쉬반디야(Naqshbandi) 계열의 수피즘 전통 위구르족은 중앙아시아의 영향을 받아들였다. 신비주의인 수피즘이 강하게 남아 있고 이는 실생활에서 명상, 노래, 춤과 같은 영적 수행을 강조한다. 성자의 무덤을 신성하게 여기며, 특정 성지를 순례하는 정통인 마자르(Mazar) 참배 문화도 있다. 아파크 호자(Afaq khoja) 묘소는 위구르족이 신성하게 여기는 대표적인 성지 중 하다. 이런 전통은 토착적인 신앙 요소가 융합된 형태로 볼 수 있다.
종교 전통의 변화
최근 중국 정부의 정책으로 위구르족의 종교적 전통도 많이 변화했다. 이슬람 교육의 제한으로 이슬람 학교인 마드라사의 운영이 어려워졌다. 또한 일부 이슬람 성직자들은 공인된 기관에서만 활동할 수 있도록 제한했다. 공공장소에서 이뤄지는 종교 행사도 금지했다. 특히 젊은 층이 공공장소에서 기도하는 것을 금했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라마단 기간 중 진행하는 금식도 못 하도록 강제하고 있다. 의복 측면에서도 규제가 강화했다. 여성의 히잡, 남성의 긴 수염과 같은 전통적 이슬람 복장은 규제 대상이 됐고 위구르어로 된 이슬람 경전(코란)의 출판도 제한했다.
현대 위구르족의 도전과 문화 보존
어려움 속에서도 위구르족은 전통 문화를 지키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하고 있다. 터키, 카자흐스탄, 독일, 미국 등 해외로 이주해 문화 보존 활동을 이어가고 있으며 유튜브, 인스타그램, 위구르어 뉴스 사이트 등 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문화 전파에도 힘쓰고 있다. 이러한 문화 전파는 위구르 음식 문화, 음악, 문학 등 다방면으로 확장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