묘족은 중국 남부 지역에 주로 거주하는 소수민족이다. 중국 내 묘족 인구는 약 900만 명이며 독특한 전통 의상과 음악, 춤, 언어, 신앙체계 등을 지녔다. 중국뿐만 아니라 베트남, 라오스, 태국 등 동남아시아 국가에도 분포하며 일부는 미국, 프랑스 등으로 이주해 공동체를 형성했다.
묘족의 역사
중국에서 오래된 소수민족 중 하나인 묘족은 기원전 3,000년 전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역사를 지녔다. 고대 묘족의 기원은 중국 고대 문헌에서도 발견할 수 있다. 고대 문헌인 <상서>에는 묘족의 조상이 '삼묘'로 불리며 황하 유역에서 발전했으나 한족의 발전으로 남쪽으로 이동했다고 기록돼 있다. 이는 한족과의 갈등으로 인한 결과로 주나라, 진나라, 한나라 시대를 거쳐 점차 남쪽 산악 지역으로 밀려나 터를 잡았다.
명나라 시대(1368~1644)에는 한족의 남쪽 진출이 묘족 사회에 영향을 미쳤다. 명 정부의 개토귀류 정책으로 묘족의 자치권이 약해지기도 했다. 청나라 시대(1644~1912) 역시 청 정부의 강력한 중앙집권 정책으로 묘족 반란이 자주 발생했다.
이후 중화민국(1912~1949) 시기에도 묘족의 여러 군벌과 중국 공산당, 국민당 사이에서 어려움이 지속됐다. 1949년 중국 공산당 통치 이후 묘족은 공식적인 중국 소수민족으로 인정받았으며 자치구 및 자치현이 설립돼 현재까지 이어오고 있다.
묘족의 중국 내 거주지
묘족은 중국에서도 남부 및 남서부의 여러 성에 걸쳐 분포한다. 산악 지형이 많은 지역에 집중적으로 거주하며 역사적으로 고립된 산악지대에 주로 터전을 잡았다. 이이 따라 다양한 지역별 문화적 차이도 형성됐다. 묘족이 많이 거주하는 대표적인 지역으로는 귀주성, 운남성, 호남성, 광서장족자치구, 사천성이다.
귀주성
귀주성은 묘족의 최대 거주지다. 약 400만 명의 묘족이 귀주성에 거주하며 이는 묘족 전체 인구의 약 45%에 달한다. 귀주성에서도 묘족 문화 중심지로 묘족 박물관과 전통 마을을 보존한 카이리, 묘족 전통 축제를 활발하게 운영하는 쳰둥난, 묘족과 동족이 함께 거주해 문화 융합을 이룬 쭌이 등이 있다. 귀주성의 시지앙 천가묘채는 세계에서 가장 큰 묘족 마을로 약 1,000채 이상의 전통 가옥을 보존하고 있다.
운남성
약 120만 명의 묘족이 모여 사는 운남성은 묘족 방언이 동묘어, 서묘어, 중앙묘어로 세분화돼 사용되는 특이성을 지녔다. 라오스, 베트남과 가까워 동남아 묘족과 교류가 활발한 지역인 원장, 물소를 이용한 전통 농경 문화가 유명한 홍허, 산악 지역 중에서도 험준한 곳에 터를 잡은 묘족 부족이 있는 누장 등이 대표 지역이다. 지역적 특성을 살린 '물소 축제' 등 전통적인 묘족 행사를 개최하기도 한다.
호남성
묘족의 역사적 기원 지역인 호남성에도 약 90만 명의 묘족이 거주하고 있다. 묘족과 동족이 함께 거주하며 고유한 신앙 체계를 유지하는 지역인 시앙시, 묘족 전통 의약 문화가 발달한 화이화 등이 대표 지역이다. 호남성은 묘족이 고대부터 거주한 삼묘 문화의 중심지이기도 하다. 샤머니즘과 조상 숭배가 강하게 남아 있고, 한족과의 접촉 또한 많아 조화로운 문화를 양성한 곳이기도 하다.
묘족의 전통 문화
전통 의상 & 음악과 춤
묘족의 전통 의상은 화려하기도 유명하다. 다양한 컬러의 자수와 은 장신구를 주로 사용한다. 지역별로 다양한 스타일이 존재하는데 귀주성 동남부의 '100계파 묘족'이 가장 전통적인 의상을 유지한다. 상대적으로 남성들은 간소한 복장을 하며 농사를 짓거나 가축을 기를 때 편한 옷을 선호한다.
전통 피리 악기인 뤼셩 음악은 묘족의 축제에서 흥응 돋구는 가장 중요한 악기다. 또한 여럿이 함께 추는 집단 춤이 많으며 뤼셩 춤과 드럼 춤이 유명한 전통춤이다.
주요 축제
묘족의 대표 축제로는 새해 축제인 '묘년절'이 있다. 새해 축제인 묘년절에는 춤과 음악이 가득하고 돼지 도살 이식을 진행하는 것이 특징이다. 묘족의 밸런타인 데이인 '자매절'도 독특하다. 자매절은 묘족의 젊은 남녀가 짝을 찾는 축제다. 용 모양의 배를 띄우는 '용선 축제' 또한 묘족의 대표적인 축제다.
묘족의 전통 음식
묘족은 신맛과 매운맛을 중심으로 한 음식이 발달했다. 이는 고온다습한 기후와도 관련있는데 묘족이 많이 거주하는 귀주성, 운남성, 호남성, 광서좡족자치구 등의 지역이 모두 습도가 높아 식품을 오래 보관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발효 기술을 접목한 전통 음식이 많다. 묘족을 대표하는 신맛이 강한 생선탕인 '시엔퉈러우'는 토마토 발효액과 고추를 사용해 국물을 만든다. 귀주성 쳰둥난 지역의 대표 전통 요리다. 또 묘족식 매운 고추장아찌인 '라지아오자이'도 대표적인 반찬이다. 지역에 따라 마늘, 생각, 야생 허브 등을 넣어 변형시켰고 각 가정마다 독특한 고유의 레시피를 지녔다.
묘족은 주로 산악 지대에서 거주하며 농사를 지어 찹쌀과 옥수수가 주식인 것도 특징이다. 찹쌀을 이용한 떡, 주먹밥, 술 등이 발달했으며 옥수숫가루를 활용한 빨과 국수도 즐겨먹는다. 묘족식 찹쌀밥은 찹쌀을 대나무통에 넣어 쪄서 만든 밥이다. 묘족의 전통 주식이다. 대나무 향이 배어 고유한 풍미를 느낄 수 있다. 다양한 한약재와 산나물을 넣어 발효시킨 약술인 '바이마이주'는 묘족의 장수의 비결로 알려지기도 했다. 소화 기능을 돕고 면역력을 강화한다고 믿는 전통주 중 하나다.
묘족의 언어와 문자
묘족은 독창적인 언어를 갖췄다. 한족과 완전히 다른 언어 체계를 지녔는데 '묘어'라고 불린다. 묘어는 힌두-중국어 어족에 속하며 중국어와는 계통적으로 다르다. 지역에 따라 다양한 방언이 존재한다.
과거 역사를 짚어보면 묘족은 문자가 없었으나 20세기 이후 로마자를 기반으로 한 묘어 표기법이 개발됐다. 일부 묘족 공동체는 고유의 상형 문자를 사용하기도 한다.
묘족의 종교와 신앙
묘족은 전통적으로 애니미즘과 조상 숭배를 중요하게 여긴다. 이는 불교, 도교, 기독교 등의 영향을 받았다.
묘족은 산, 강, 나무, 바위 등 자연물을 신성하게 여긴다. 번개 신, 물의 신 등 자연의 신을 숭배하는 전통 의식도 존재한다. 또한 샤먼(주술사)이 주요 의식을 주관하고 조상 신을 모시는 가정 신앙이 남아 있다.
현대 사회에서의 문화 보존 노력
묘족의 젊은이들 역시 도시화와 현대화로 인해 빠르게 도시로 이동하는 경향이 있다. 고향을 떠나 대도시로 이동해 공장, 서비스업 등의 일자리를 찾는 경우가 다수다. 이에 묘족은 문화 보존을 위해 묘족 전통 의상, 춤, 음악 등을 활용한 관광 산업 활성화를 꾀했다. 또한 인터넷과 유튜브, 틱톡 등의 SNS를 통해 전통문화를 전파하고 있다. 고유한 묘족 언어를 보존하기 위해 묘족 언어 교육을 위한 학교 설립 및 프로그램 운영 등에도 힘쓰고 있다.